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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7 00:07

압수수색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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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925 댓글 36 예스잼 30 노잼 -1
https://www.suyongso.com/20783052

dw - 복사본.jpg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이다.


평소 기상시간이 8:30쯤인데 일어나기도 전부터 누군가 문을 두드리더라

기분이 팍 상해부렀지만 상당히 문 두드리는 소리가 컸고 내 이름이 들렸기 때문에 (XXX씨 XXX씨 안에 계십니까 이랬음) 일단 팬티바람으로 문을 슬쩍 열었음


문 열자마자 공무원증을 들이미시더라. 1초정도는 동사무소에서 왔나... 싶었지만 증 밑에 있는 경찰청이란 문구를 보고선 뭔가 좆됐구나 하는 삘을 받았다.


XXX씨 댁인가요?

본인 맞으세요?

~~~(경찰청 소속) 사이버수사대에서 왔습니다. 잠시 안으로 들어가도 될까요?


대충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음. 고시원이라 그런지 어쩐지 복도에서 크게 압수수색 영장이라던가 무슨무슨 혐의라던가 그런 말은 안꺼내셨음. 주변 방에 민폐 안끼치려는 형사님들 인성 ㅅㅌㅊ?


나는 머리가 멍해졌지만 이야기가 길어질 것이라는걸 느끼고 아래를 가리키면서 바지좀 입겠다는 말을 했음

형사님 한분이 네 그러세요 해서 잠시 문 닫고 편의점용 반바지라도 주섬주섬 입으면서 온갖 생각을 했다.


형사님들이 왜 왔는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음. 평소의 내 행색에 비추어 보았을 때 사이버 수사대에서 나한테 찾아올 이유는 하나뿐이었거든


바지를 다 입고 30여초간 고뇌의 시간을 가진 뒤 다시 문을 열었음. 내가 들어오세요 하니까 그제서야 들어오시더라


고시원 그 좁은 방에 건장한 형사님 세분이 들어오시니 방이 순식간에 꽉 찼음. 한 분은 영 좁은걸 느끼셨는지 차를 대고 온다고 하시고선 다시 나가셨고 방에는 나와 두 분의 형사님만 남게됨


~~~ 사이버수사대에서 왔구요. ~~~(형사님 이름)입니다 ~~~씨 아동 청소년 성보호 관련해서 압수수색을 해야해서 왔구요.


그러고서는 영장을 보여주시는데 상황이 보통 심각한게 아니라는걸 확실히 느꼈다.


모름지기 압수수색이라 한다면 가져갈 수 있는 전자장비는 다 가져가서 조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나는 순간 컴퓨터에 걸릴만한 파일이 몇개나 있지 하는 생각을 했음


내가 너무 멍때리고 있었는지 형사님이 질문을 하시더라


아동 음란물 가지고 있는거 있으세요?


아마 내 인생에서 이렇게 막 잠깨자마자 머리가 잘 돌아갔던적은 없었을 거임. 하지만 어쨌든 없다고 잡아떼봐야 본체 들고가서 조사하면 나올게 뻔하니까 순순히 인정했다.


토르는 쓰신 적 있으세요?


라고 하셔서 찌질하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네라고 답함


XXX 사이트(ㄹㄹㅇㄷ 받은 사이트)는 아세요?


여기서는 아니오라고 답함. 왜냐면 진짜 몰랐거든. 사이트 이름만 듣고서는 ??? 잘못 찾아오신건가? 이런 생각 했음;


내가 아니오라고 말하니까 형사님이 간단히 개요를 이야기해주심


빗썸에서 ~~~씨 지갑주소에서 ~~~사이트 운영자의 지갑으로 비트코인이 송금되었는데 이 사이트가 아동 음란물을 배포하는 사이트였다. 이런 곳으로 코인 송금한적이 있냐 뭐 이런 거였음


나는 사이트 이름만 몰랐다 뿐이지 코인 보내고 한건 다 사실이니까 순순히 인정함. 다만 2년도 더 된 이야기인게 특이한 점이라면 특이한 점이지


컴퓨터좀 봐도 되냐고 하셔서 쭈구리처럼 있다가 대답하고나니 형사님 한분이 컴퓨터를 켜서 막 뭘 검색하시더라. 보니까 토르랑 프리넷같은 키워드였음. 아마 실제로 접속한 적 있는지를 확인하는거였겠지


K-393.png


▲ 익스플로러 검색 내역


다만 2년사이에 포맷이 있었기 때문에 토르는 지워진지 오래되서 검색에 잡히는건 없었음. ㄹㄹㅇㄷ까지 지워졌다면 증거불충분 됐겠지만 멍청하게도 따로 빼두어서 고이 모셔뒀기 때문에 걸렸다


익스플로러 말고도 cmd로도 커맨드 쳐서 몇개 검색했는데 이쪽은 기록 안남아서 없음. PC 정보나 그런거 뽑으려고 입력하셨던걸로 기억함. 그 외에도 아이피주소 같은거 확인하고 뭐 그런 간단한 확인작업이 먼저 진행됨


한 분이 그런거 하시는 동안 다른 한 분은 검색 결과 화면이나 도스 결과화면, 아이피 이런거 나오는 모니터 화면이랑 방 사진 찍으시더라.. 덕분에 오타끄인거 증거물로 기록됨


그러고서 확인 다 끝나셨는지 나한테 아동 음란물은 어디에 저장되있어요? 하고 물으시더라


없다고 발뺌해봤자 하드엔 있으니 가져가면 들통날거.. 그냥 순순히 확인 시켜드림


몇 개 확인하시고 재생도 해 보시고 그러고 나시더니 USB 하나 꺼내서 꼽더라 내가 굳이 묻진 않았는데 형사님이 파일 해시값 뽑을거라고 말씀해주심


폴더 해시 뽑는 동안 (무슨 원린진 모르겠는데 시간 꽤 걸림) 간단한 신상 명세 확인함. 생년월일, 나이, 직업, 사이트를 알게 된 경위, 코인이나 토르를 알게 된 경로 이런 것들이었음. 빗썸 계정도 확인하고 뭐 그랬다.


해시값 기록 다 끝나고 나서는 외장하드 꼽으시더니 지금 해시값 뽑아낸 파일들을 압수하겠다고 하시더라. 막연히 본체 들고갈줄 알았던 나는 의아해했지만 뭐 좋은게 좋은거 아니겠냐 순순히 가져가시라고 함


하드로 복사 끝나고 나서는 주섬주섬 서류 하나 더 꺼내시는데 무슨 임의 삭제 확인? 뭐 그런 서류였음. 형사님 보시는 앞에서 지우는거 인증했다


한 분이 하드랑 USB 꼽은거 정리하는 동안 다른 한분이 경찰서 가서 조서 써야된다고 옷 챙겨 입으라고 하시더라 대강 청바지에 후드만 챙겨 입었는데 밖에 날씨 쌀쌀한데 그거만 입으면 춥다고 하심. 배려심 ㅅㅌㅊ?


여하튼 그렇게 해서 경찰서로 가게 됐는데 당연히 형사님들 소속인 경찰서로 갈 줄 알았는데(너무 멀어서 살짝 걱정함) 그냥 주소지 관할로 가더라. 어차피 조서만 쓰면 되니까 멀리갈 필요 없다고 하시면서 뭐 그러더라


차 댈대 없어서 경찰서 주차장에서 한 5분 돌다가 간신히 차 대고 들어가는데 들어간곳이 심문실이었음 ㅋㅋㅋㅋㅋ


그 있잖아 방2개로 나눠져있어서 안쪽은 창문 없고 CCTV가 감시하고 있고 유리창이 밖에선 안 보이는데 안에선 밖이 안보이는 그런 유리창 달려있는 그런 방. ㄹㅇ로 그런방이었음. 형사님 왈 빌려쓰는거라 자리 없어서 여기 쓰는거라고 하는데 진짜 나는 개쫄아서 어버버 거렸다


다행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어둑어둑하지도 않고, 강압적이지도 않았음. 그냥 묻는 질문에 대답하고 뭐 그랬다. 형사님 왈 조서 쓰는것 보다 지갑 주소랑 사이트 주소 치는게 더 힘들다


그러고 나서 조서 확인하고 지장 찍고 인증샷으로 올린건 형사님이 가져가야되는거라고 하셔서 가져온거임 여기까지 정확히 3시간 걸렸다.


다 끝나고선 집에 터덜터덜 걸어와서 수용소에 글싸고 라면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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